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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공황(1929)의 원인과 금융 시스템의 변화

by 인포스칼라 2025. 8. 12.

1929년 10월 29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는 역사상 가장 큰 폭락을 경험했습니다. 이른바 검은 화요일(Black Tuesday)로 불리는 이날을 기점으로 전 세계는 전례 없는 경제 위기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세계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은 단순한 금융 붕괴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 구조를 완전히 바꿔놓은 사건이었습니다.

1929년 월스트리트 폭락

1. 대공황의 배경: 호황 뒤의 그림자

대공황 이전의 미국은 '광란의 20년대(Roaring Twenties)'라 불릴 만큼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뤘습니다. 전기, 자동차, 통신산업 등에서 기술 혁신이 이어지며 주식 시장도 호황을 누렸죠.

  • 포드 자동차의 대량 생산 시스템
  • 라디오, 전화, 가전제품의 보급
  • 소비자 중심의 경제 구조 전환

그러나 이 번영의 이면에는 투기적 과열, 부채 증가, 금융 규제 부재가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미국 국민 중 상당수가 **주식을 담보로 대출(마진 거래)**을 받아 주식을 매입했고, 거품은 점점 커졌습니다.

“주식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낙관주의가 전 국민적 현상이었습니다.

2. 대공황의 시작: 주식 시장 붕괴

1929년 10월, 주식시장은 연이은 하락세를 보였고 결국 10월 29일, 다우존스 지수는 하루에만 12% 폭락합니다. 투자자들은 공포에 질려 주식을 대거 매도했고, 수많은 중산층이 하루아침에 전 재산을 잃었습니다.

은행 앞에서 인출을 기다리는 시민들

이 여파는 은행의 연쇄 파산으로 이어졌습니다. 시민들은 은행에 예금된 돈을 찾기 위해 몰려들었고, 현금을 충분히 보유하지 못한 은행들은 문을 닫았습니다. 미국 내 5천 개 이상의 은행이 파산했고, 실업률은 25%까지 치솟았습니다.

3. 세계로 번진 공황: 무역 붕괴와 보호무역

미국 경제의 몰락은 단순한 국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당시 세계 경제는 이미 미국 달러 중심의 신용체계에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대출을 회수하고 무역을 줄이자,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가 동반 침체에 빠졌습니다.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1930년 역사상 가장 높은 관세율을 도입했습니다. 이에 반발한 유럽 국가들도 보복 관세를 시행했고, 세계 무역은 순식간에 마비되었습니다.

세계 GDP의 15% 이상이 사라졌고,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4. 대공황의 원인 요약

  • 투기적 주식 시장 과열 – 마진 거래, 과도한 신용
  • 은행의 유동성 부족 – 예금 인출에 대응 불가
  • 금본위제의 경직성 – 중앙은행의 유연한 통화정책 불가
  • 정부의 소극적 개입 – 초기 루즈벨트 이전까지 방치
  • 보호무역주의 확산 – 글로벌 무역 붕괴

5.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과 금융 개혁

1933년,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개혁인 뉴딜(New Deal)을 발표합니다. 그 핵심에는 금융 시스템의 재설계가 있었습니다.

주요 금융 개혁 내용

  • FDIC(연방예금보험공사) 설립 – 예금자 보호 시스템 도입
  • SEC(증권거래위원회) 설립 – 주식 시장 규제 강화
  • 글래스-스티걸 법(Glass-Steagall Act) –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분리
  • 금본위제 폐기 – 달러의 유연한 공급 가능

이는 단지 위기 탈출을 넘어서, 현대 금융 시스템의 기본 틀을 만드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 포스터

6. 대공황이 남긴 금융 시스템의 변화

세계 대공황은 단순한 금융 위기를 넘어, **현대 금융 정책, 제도, 중앙은행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변화된 시스템의 핵심

  • 중앙은행의 역할 강화 (연준의 금리 조절 및 위기 개입)
  • 예금자 보호 제도의 국제적 확산
  • 자본시장에 대한 정부의 감독 강화
  • 불법 투기 및 사기 방지를 위한 법 제정

이후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 위기 등에서도 이때 마련된 위기 대응 프레임워크가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대공황은 '규제 없는 금융'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역사였습니다.

7. 마무리: 금융 위기에서 배운 교훈

1929년의 대공황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이 아닙니다. 오늘날의 경제 위기 대응, 통화정책, 금융 안전망 등은 당시의 실패와 실험을 거울 삼아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금융 시장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순환 속에서, 인간의 심리, 탐욕, 공포가 작용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금융의 역사 속 위기를 배우고, 또 대비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안전한 금융 시스템은 누군가의 실패 위에 세워졌습니다. 그 출발점이자 교훈의 근원이 바로 1929년 세계 대공황입니다.